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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슈&스토리] 인천미술은행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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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아트그리새 댓글 0건 조회 798회 작성일21-07-07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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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인천미술은행을 아시나요?

 

잘 키운 인천 예술 '차곡차곡'..'이건희 컬렉션' 못지않은 가치

 

2021.06.25 [경인일보]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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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역 연고 작가들 작품 매입 보관… 대여·기획전시도

2005년 인천문화재단 '미술활성화기획사업' 시작후 16년째

112.90㎡ 수장고 내부에 13억6천여만원 상당 347점 빼곡히

창작활동 간접 지원·시립미술관 개관 대비 '컬렉션' 만들기

내년 강화 남산리 마을커뮤니티로 이전 "시민에 감상 기회"

 

'이건희 컬렉션'은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건희 컬렉션을 유치하겠다며 벌이고 있는 전국 여러 자치단체의 경쟁도 뜨겁다.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관심의 성격은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훌륭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대중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또 훌륭한 예술 작품의 생명력은 시공을 초월해 무한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건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건희 컬렉션에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인천에도 시민들이 만든 시민을 위한 미술품 컬렉션이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인천미술은행이 그것이다. 인천문화재단은 매년 일정금액을 할애해 지역과 연관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해 보관하고 있다. 매입해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함께 예술 작품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대여와 기획전시도 함께 이뤄진다.

 

인천미술은행은 지난 2005년 인천문화재단이 '인천미술활성화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올해로 16년째를 맞았다. 지난 21일 인천미술은행이 소장한 작품을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를 찾았다. 수장고는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의 한 동에 마련돼 있다. 이날 찾아간 수장고에서는 최근 10년간의 대여를 마치고 다시 수장고에 입고된 작품 정리가 한창이었다. 수장고 운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박석태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부 과장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날 만난 그는 목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작품들을 옮기고 있었다. 박석태 과장은 "미술작품을 평론하는 일과 작품을 관리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장고의 내부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작품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112.90㎡ 면적의 수장고 내부 벽면은 작품으로 빼곡히 둘러싸여 있었다. 박 과장은 "작품의 변형이나 훼손을 막기 위해 '온항습기'가 24시간 가동된다"면서 "법이 정하는 서화류 수장 기준에 따라 설정 온도를 20℃에서 ±4℃ 사이를, 습도는 50~60%를 맞춰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스프링클러가 소화 약재를 뿜어내더라도 작품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곳 수장고에 보관된 작품 수는 347점, 매입 액수를 기준으로 한 총금액은 13억6천400여만원에 이른다. 한 작품당 평균 500만원 선인데, 작품별로 편차가 있는 편이다. 인천미술은행의 가장 높은 매입가는 2천만원이고 100만원선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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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미술은행의 작품 매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인천연고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해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지역에 미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작품을 판매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재단이 나서는 것이다.

둘째, 인천시립미술관이 없는 인천에서 시립미술관 개관을 대비해 인천만의 '컬렉션'을 만들어 간다는 뜻도 있다. 인천을 활동 기반으로 삼는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하는 것이 인천의 현재 흐름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재단은 최근 들어서는 현존 작가뿐 아니라 인천 지역 미술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작고 작가의 작품도 일정 부분 매입하고 있다. 이렇게 매입한 작품은 수장고에 보관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획전시나 공공기관에 대여를 통해 지역의 미술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매입가의 연 1.5~3% 금액을 지불하고 작품을 대여·전시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소장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전에도 활용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나 병원,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등에서 기획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가끔 인천미술은행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공공기관이 개인이 쓰는 사무실 장식을 위해 무료로 대여해달라는 문의가 오는 경우도 있다. 박 과장은 "법원이나 검찰에서 연락이 와 사무실에 걸어두는 용도로 작품 대여를 요청한 적이 있기도 했다"면서 "내부 심의위원회에서 대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공공기관이라 하더라도 공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여료를 반드시 받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공익적 목적이 높거나 사회공헌을 주목적으로 하는 전시나 대여의 경우에는 재단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미술은행 수장고에 작품이 가득 들어차면서 작품 보관이 힘든 상태가 됐다. 내년엔 작품 보관 장소를 인천 강화군으로 옮길 예정이다. 강화군 남산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되는 마을 커뮤니티 공간에 수장고를 마련하고 인천미술은행이 소장한 작품을 상설 전시도 가능하게끔 할 예정이다. 지난해 강화군과 인천문화재단이 업무협약도 맺었다. 박소현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부장은 "마을 커뮤니티 공간인 마을 카페를 갤러리 카페로 확장하기로 했다"면서 "재단은 미술은행 소장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를 확보할 수 있고 지역 주민과 일반 시민들에게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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