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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라국제도시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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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840회 작성일22-03-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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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국제도시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온다면?

 

 

 

2022.03.18 [포커스인천] 노형돈기자

청라를 닮은 스페인 빌바오 시, 한 해 100만 명 찾는 문화·예술·관광도시로 '변모'

도시 개발과 재생에 대한 트렌드는 시대적으로 계속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공장 등을 유치하여 지역의 상·공업화에 집중한 반면, 최근의 도시 트렌드는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게 되고, 그로 인한 파생 산업의 발전은 유동 인구 및 소비 활동의 증가, 지역 상권의 발전을 함께 동반해 도시 자체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특히 도시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위치하게 되면 상설 전시, 특별전 등을 통해 꾸준히 외부 인구가 유입된다. 또 건물 외관은 도시의 랜드마크로 작용하게 되고, 그 주변으로 관광 산업이 발전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문화·예술·관광·상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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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박물관(왼쪽)의 건립 이후, 스페인 빌바오 시는 연간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도시가 되었다. (image by davidvives90 from Pixabay)

 

스페인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를 변화시킨 것은?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도시 '빌바오'는 연간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도시다. 빌바오가 생기 넘치는 활력의 도시가 된 시작점은, 하루의 흐름에 따라 그 색과 분위기를 바꾸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생긴 1997년이다. 빌바오 구겐하임의 입구로 들어가면 제프 쿤스의 설치작품인 '꽃 강아지'와 '튤립'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또 미술관을 따라 흐르는 네르비온 강 옆에는 일명 '거미 엄마'로 불리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이 있고, 리움미술관의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아니쉬 카푸어의 '큰 나무와 눈'도 감상할 수 있다. 과거의 빌바오는 도시 쇠퇴로 인한 높은 실업률로 진통을 겪고 있었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네르비온 강은 공장에서 흘러나온 폐수와 오수로 검게 오염돼 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철광 산업과 조선업으로 호황을 누리던 빌바오는 1980년대에 들어 아시아 국가들에게 해당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며 급격한 쇠퇴를 맞았다. 도시의 분위기는 빠르게 침체됐고, 한 때 도시의 심장이라 할 수 있었던 공장들은 폐허처럼 남겨졌다. 실업률은 계속해서 오르고, 인구는 줄어갔으며, 폐 건물과 무성한 잡초가 퍼져 갔다. 이러한 슬럼화로 범죄율은 증가했고, 항구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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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는 1980년대에 들어 아시아 국가들에게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며 급격한 쇠퇴를 맞았다 (image by LisaRedfern from Pixabay, 그래픽 포커스인천)

 

몰락하는 도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빌바오 시 정부는, 때마침 미국의 구겐하임 재단이 새 박물관을 짓기 위해 적절한 도시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는 타 도시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던 건축 비용 및 소장품 구매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겠다고 구겐하임 재단 측에 제안했다.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당장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닌 겉만 번지르르한 미술관을 들이는 데 한화로 약 1,340억원에 달하는 1억 유로 이상을 쓰겠다는 시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빌바오 시는 문화·예술∙관광만이 도시를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내 빌바오 내 바스크 지방기업들이 구겐하임 미술관의 운영비 25%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미술관 건축이 시작됐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구불구불한 스케치로부터 시작해 비정형의 구조를 갖춘 특별한 경관의 미술관을 디자인해 나갔다.

 

우리나라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설계에도 사용됐던 3D프로그램 전문가와 구조 엔지니어가 협업했다. 북쪽으로는 네르비온 강가가, 남쪽으로는 도로와 철도가 이어져 접근성과 심미성을 함께 갖춘 도시의 새 랜드마크가 생겨났다. 이와 함께 빌바오 시는 미술관에 사용한 비용의 약 6배를 주변 환경 개선에 사용했는데, 네르비온 강을 정화하고, 강을 따라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산책로와 쉼터로 구성했다. 미술관과 시내를 연결하는 다리 역시 일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가 설계했다. 미술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구석 구석에서 예술을 마주하게 됐다. 미술관 유치는 시작일 뿐이었고, 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공을 들여 도시를 새로이 변화시켜 나간 것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한 첫 해의 결과는 놀라웠다. 지역 인구의 3배가 넘는 13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미술관 주변에는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상업 시설들이 생겨났고, 도시 경제의 수입원이 아예 달라졌다.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빌바오에는 38%의 스페인 관광객과 62%의 해외 관광객이 다녀갔다. 박물관과 관련된 활동만으로 3억 1,100만 유로(약 4천 171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다. 이는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쳤다. 미술관에서 약 1.2km 거리에 위치한 집은 2016년 27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에서 2년 뒤인 2018년에는 57만 달러(약 7억 원)로 상승했다. 그렇게 빌바오는 문화예술도시로의 재정비 및 도시 재생의 대명사가 되어 '빌바오 효과'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우리가 기대하는 '청라 효과'


스페인 빌바오 시 구겐하임 미술관은 현재 8천 여 개의 소장품을 보유한 미술관이다. 빌바오 시가 구겐하임 미술관을 선택한 이유에는 이 곳의 소장품이 컸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외관뿐만 아니라 소장품 자체가 그 공간의 가치를 말하고, 결국 경제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편리한 교통은 도시로 향하는 접근성을 높여 줬다. 교통 경로는 도시로 입성하는 첫 인상이 되고, 그 구조 속에도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깃든다. 네르비온 강과 같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 그리고 인접한 고속도로와 편리한 대중교통. 자연스럽게 청라국제도시를 떠오르게 한다. 물길로 연결되는 도시에 자리한 문화예술 시설은 높은 접근성에 더불어 자연 경관으로부터의 쉼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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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청라대교(제3연륙교)를 건너올 때 보이게 될 청라의 심곡천 물길에 특별한 경관의 미술관·박물관이 비치고, 동쪽으로는 세계 6위 높이의 시티타워, 남쪽으로 로봇랜드, 북쪽으로는 청라돔을 가진 스타필드가 반짝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사진은 빌바오의 모습. (image by Makri27 from Pixabay)

 

청라대교(제3연륙교)를 건너 오며 보일 아름다운 물의 도시 청라국제도시의 심곡천 물길에 특별한 경관의 미술관·박물관이 비치고, 동쪽으로는 세계 6위 높이의 시티타워, 북쪽으로는 청라돔을 가진 스타필드가 반짝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외국인 관광객들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청라대교를 넘어 육지의 관문으로 만난 청라국제도시의 경관을 대한민국의 첫 인상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인천공항에서 청라대교를 통해 서울로 가는 일직선상에 위치한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기에, 환승객을 위한 관광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용이하며, 영종∙송도와 함께 문화관광벨트를 구성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으며 '빌바오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정비해야 했던 주변 환경을 청라국제도시는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이다. 청라의 투자유치용지에는 '청라돔'을 위시한 스타필드, '로봇 산업의 메카' 로봇랜드, '영상 산업을 선도할' 영상∙문화 제작단지, '세계 여섯 번째 높이의 전망타워' 시티타워 등 빅 네임에 걸맞는 또 하나의 앵커 시설이 필요하다.

 

만약 박물관·미술관을 유치한다면, 청라국제도시는 그야말로 기존의 국제업무·금융·첨단산업과 더불어 문화·예술·관광·상업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최고의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청라국제도시에서 시작될 '청라 효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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